본문 바로가기

Archive

성매매 단상 (2013. 1. 11)

법원이 성매매특별법상 자발적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어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즉각적으로 양분된 반응이 쏟아졌다. 성매매 관련해서 하고싶은 얘기가 없지 않았는데 이참에 관련된 생각들을 조금 해볼까 싶다.


성을 매매할 수 있는가
원론적인 쟁점은 성이 매매 가능한지 여부다. 집창촌에서 일하는 성매매 여성들은 “우리가 원해서 성을 팔겠다는데 국가가 왜 개입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이 자발적으로 성을 매매하겠다는 것에 대해 법적 규제가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대도 만만치 않다. 성매매는 간통과 달리 돈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순수한 자기결정권의 범위를 넘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고 여성들이 성매매에 뛰어들지 않게 하는 교육·복지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고려대 하태훈 교수)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은 거래가 가능한 것 아닌가 어떤 억압적인 이유가 아닌 자발적 매매에 대해 국가가 내 자유를 침해할 권리가 있는가의 문제다. 그렇다면 세상 모든 것들이 매매가능한가. 일례로 개인의 장기매매는 어떨까. 내 콩팥 하나를 팔아서 수익을 얻는 행위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가질 수 있을까. 물론 장기매매와 성매매는 몸의 일부를 물리적으로 떼어주느냐 몸으로 노동을 하느냐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모든 매매의 자유에 대해 재고할 지점이 있다는 점 정도를 고민할 부분이다.


세계적 성매매 현황: 집단, 산업화 VS 개인 대 개인
세계적으로 성매매의 입장은 어떨까.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 주, 스위스, 독일,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터키, 네덜란드, 헝가리, 미국 네바다주, 멕시코, 벨기에는 공창제(성매매를 직업으로 인정)를 시행하고 있고 잉글랜드, 아일랜드, 이스라엘, 캐나다, 폴란드, 핀란드, 스페인은 자치주의(국가가 성매매에 관여하지 않으나 인신매매, 호객행위는 규제함)이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 스웨덴,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예멘, 파키스탄 같은 국가들이 성매매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결국 성매매에 대한 국가의 입장은 어떤 지배적인 입장이 있지 않고 그 지역, 문화,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의 입장도 있다 . 한국처럼 성매매가 대규모 산업화한 나라에서 아무 전제 없이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지 않으면 성매매가 더 창궐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사생활의 자유로 보는 것도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서울대 양현아 교수) 또한 한국의 성매매는 서구처럼 개인 간 일대일 거래 행위가 많지 않고 집단화·산업화한 양상이 지배적인 만큼 이런 식의 법적 판단(성매매의 합법화)가 성 산업만 키우는 꼴이 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한다.(중앙대 이나영 교수) 충분히 공감할 만한 생각이다.


성노동자들의 인권 VS 여성 인권
또하나의 쟁점은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여성인권과 성노동자들의 인권의 대립이다. 본질적으로 성매매는 남성중심 사회구조에 기인한 비정상적 노동수단이다. 남자들의 퇴폐 밤문화 속에서 보다 하드코어적인 자극을 충족시켜줄 대상으로 자신의 반대성을 가진 인격을 상품으로 대접받겠다는 욕망이 내재해 있는 셈이다. 당연히 이러한 매매구조에 여성이 동의할리 만무하다. 한 진보 여성단체 관계자는 "자칫 성 판매를 노동으로 인정하고 용인하자는 식이 될까 조심스럽다"며 "성매매를 여성 인권이나 건강권 보호가 아닌 노동권 보호 측면에서 보는 것은 여성계에서 아직 논란이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반대의 입장은 성노동자들 스스로의 입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순간 한국사회에서 성노동에 연루된 상당수의 여성들은 법의 사각지대 안에 놓이게 된다. 성매매를 하고도 화대를 받지 못하거나 모텔에서 몸이 강제로 묶인 채 폭행당하고 성관계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당하는 경우도 있었고 업주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도리어 성매매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서 무마되고 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집창촌의 경우도 경찰이 실적이 필요할 때마다 닭장의 닭 잡아가듯 한마리씩 잡혀가는 신세가 되었다고 집창촌 여성들이 하소연한다고 한다. 일반 여성들은 원론적으로 옳지 않은 성매매구조 자체를 문제 삼지만 실제 사회 안에 성노동자들은 투명인간 취급을 하게 되고 성노동을 그만둬야만 정상여성으로 인정된다. 그전까지는 성노동자 여성들은 여성들 세계에서는 타자가 된다.

이에 대해서는 김두식 교수의 인터뷰에 응했던 김연희씨의 증언들을 곱씹어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밀사와 함께 성노동자 권리모임 ‘지지’(GG) 활동도 하고 계시죠? 지지는 어떤 단체죠?"/ “2004년 성노동자들의 시위를 보고 충격을 받은 여성문화이론연구소의 여성주의자들이 성노동자 운동과 연대하고자 성노동 세미나를 시작했어요. 그 연속선상에서 만들어진 게 성노동자 권리모임 지지예요. 운동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밀사가 성노동 실험이라는 사고를 쳤고, 그 소식을 들은 지지 쪽에서 바로 밀사를 접촉했죠. 밀사가 지지 활동을 함께 하자고 저에게 제안했고요. 지지는 제가 집창촌에서 보던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과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어떻게 달랐죠?/ “그 전에 집창촌을 찾아오던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우리가 남성들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다면서 ‘너희는 여기서 벗어나야 해’라고만 했어요. 먹고살기 위해서 하루하루 일하는 우리에게 ‘너희는 강간을 사고파는 거야’ 뭐 그런 이야기나 하니까, 듣는 입장에서 굉장히 불쾌했죠. 쌈리(평택의 성매매 집결지)에 있을 때는 업주들이랑 아가씨들이 아예 ‘여성단체 출입금지’라고 써 붙였을 정도예요. 그런데 지지 사람들은 ‘성매매가 현재 불법이기 때문에 폭력을 당해도 피해를 호소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해 줬어요. 일상에서는 듣지 못하지만 현실적으로 맞는 얘기들이었어요. 우리가 일하는 상황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기도 했고요.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활동을 함께 하게 됐죠.”


덧붙여서: 성의식. 성해방, 성매매
이렇듯 성매매는 다중 가치관이 개입된 사회문제이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한 가지만 더 짚고 싶은 부분은 '성의식'에 대한 부분이다. 여성인권은 과거대비 최근들어 급격히 신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여성의 성평등 문제는 미니스커트와 같은 페션에서부터 최근 '잡년행진'(SLUT WALK)까지 페미니즘적인 시각이 확산되는 추세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성해방운동은 여성의 피임기구가 발전하면서 임신을 전제하지 않은 자유로운 성생활에 대한 욕구와 그 실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여성문제는 성해방, 프리섹스주의와 시기적으로도 오버랩될 뿐더러, 여성문제를 다룰 때 성적인 요소들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성문제에 있어 주장하는 목소리의 결이 일치할 때가 많다. 허나 국내에서 여성 불평등 문제는 여성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성해방이나 동성애 문제로 들어가면 대다수가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곤 한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한국사회에서 보통의 여성들이 실제 보수적인 성의식을 가지고 있고 특히 그중 기독교인은 혼전순결을 중요시하고 여성의 성적 욕구에 대한 억압, 무분별한 성관계와 같은 성해방 이슈에 부정적인 입장이지 않은가.

여기서 내가 불편한 지점은, 성매매 문제에 있어 이러한 성의식이 성매매의 윤리잣대에 부지불식간에 스며든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수의 여성이 사회구조적으로는 남성중심의 한국사회의 직장문화, 유흥문화, 성불평등 문제 등에 강하게 반발하지만 성노동자로서의 개별 여성에 대해서는 사회일반적인 보수성을 - 남자와 잦은 성관계를 가진 여성은 더럽다, 성매매 여성은 정상적인 여성이 아니다  류의 - 계승한다.

남성의 성매매 여성에 대한 시각이 이중적이라면 - 성매수의 수혜자면서 사회적으로는 성매매의 대상을 더럽다고 혐오하는 - 여성들도 성노동자에 대해서는 이중적이긴 마찬가지다. 쉽게 말해 성노동자들이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구조적으로 성노동을 강요받는 피해자로 인식하지만 실제 노동자들과 대면할 때는 그들의 선택을 비난하고 법적인 처벌에 찬성하는 것이다. 또한 정서적으로 성노동자에 대한 더럽다는 인식을 여성들 스스로도 하는 듯 하다.

따라서 진실로 내가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런 것이다. 여성 성노동자들에 대한 일반 여성의 인식이 다분히 보수적인 사회인식에 편승한다는 것, 이는 결국 성을 사고파는 이른바 성을 상품으로 규정짓는 인식 이상의 윤리적 잣대를 성노동자라는 타자(대상)에 투영한다는 점이다. (흥미롭게도 상대적으로 남성 성노동자에 대해서는 '더럽다'거나 '걸레같은 년(놈)'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이지 않는다.) 종교적 신념에 의해 혹은 보수적 가치에 의해 성노동자들을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유별나게 불결하고 더럽고 해서는 안되는 극단적 행위로 매도하는 데에는 그 잣대가 '매매행위' 자체에 있지 않고 '일대다의 섹스행위'에 대한 윤리의식이 함께 녹아들어 있다. 하다못해 장기 매매를 하는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구조에 분노함과 동시에 동정의 대상이 되지만 성매매를 하다가 죽거나 폭행당하는 여성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보다 가벼히 여기거나 성노동을 하는 여성의 몸 자체를 '인간말종' 내지는 '걸레'로 인식하는 한계가 보인다. 사실 이것이 '여성' '성노동자'에게 쏟아지는 이중비난의 알맹이인 셈이다.

나는 거시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성매매가 근절되어야 한다는 큰 그림에 동의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성노동자를 대하는 그런 시각, 그리고 그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관심있게 들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원론적인 이야기(성매매반대)만 되풀이하는 것들이, 자주 불편하다. 그리고 그런 불편함은 내가 보수적인 개신교인이고 프리섹스를 옹호하지는 않지만, 성노동자의 인권을 얘기할 때 성해방 담론을 반대하는 윤리적 잣대가 그 개개인에게 얹혀지는 현실에 기인한다. (끝)

 

 

 

*페북 댓글도 옮겨왔습니다. 저 외의 분들은 이니셜 처리하였습니다. 참고하시길.
------------------------------------

조: 예전에 한참 인기를 끌었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인가 하는 필립얀시 책이 떠올랐어요. 그 책에서 동성애자 부분에 대한 내용이 왈가왈부됐던 걸로 기억하는데...성매매라는 것은 분명 근절해야하겠지만, 그것을 통해 고통받는 여성들의 인권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겠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김용주: 감사합니다...

에: 와.. 멋진 언니.. 역시 멋지셔요.. 저는 개인적으로.. 성매매로 인한 가정의 파괴와 자녀 양육의 위기를.. 다음 번에 함께 다루어 주시면.. 좋겠어요..ㅎ

김용주 좋은 지적입니다. 단적으로 제 생각을 말한다면 이렇습니다. 성매매가 가정을 파괴하나요? 전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성매매가 가정을 파괴한다면 제 주변의 최소 3-40%는 파괴되었어야 옳습니다.

김용주: 따라서 저는 성매매에 있어 단기안으로서의 준-자치주의 입장입니다. 국가가 규제하는데 성매수자와 알선자(업체)만 처벌하는거죠. 이는 수요(남성)를 규제한다는 점에서, 여성이 자발적으로 성을 판다는 관점에 반대하면서 성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또한 문제는 있죠. 여성이 합의하에 매매행위를 했는데 처벌에서 제외하는 것 자체가 법의 형평성 측면에서 부담이 되죠. 여성이 사회적 약자이면서 한국사회의 성노동자는 더 약자라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실질적으로는 그렇지도 않고요. 여성을 성매매판으로 내몰고는 정작 그 일을 하면 '돈 쉽게 버네?'라고 바라보잖아요. 그러면서도 남성은 그런 곳에 돈을 쉽게 쓰고...

에: 성매매가 불륜보다는 가정을 덜 파괴하는 것 같기도하고.. 성매매가 오히려 불륜으로 파괴될 가정들을 지켜주는 걸까요..?ㅎ

김용주: 지켜준다는 표현은 좀 지나치고요. 불륜과 성매매를 묶고 성매매로 불륜을 보호했다고 추론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개별사안으로 봐야죠. 그 말에는 남성은 아내 외의 여자와 섹스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전제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C: 성매매가 합법화된 나라에서 강간이 줄었느냐 본다면 아니라고 합니다. 도리어 늘었다더군요. '성'이라는 것이 사고팔 수 있으니 당연하겠죠.

이: 사실상 성매매가 근절 될수 있기는 한가요? 성매매를 규제, 처벌 하는 방식으로는 전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점점더 음성화 되고 지능적여 지겠죠. 성욕구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남성의 증가율은 점점 높아져 가는데 이런 남자들은 어쩔까요?(결혼을 할 능력이 안돼거나 신체나 지능에 문제가 있거나)
성매매 여성의 생존권도 문제지만 그들에게 무조건 적인 윤리적 요구만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 저는 개인적으로 먹는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싸게 시장에 공급하여.. 사용을 확대시키는게 좋은거 같아요..ㅎ

조: 성매매를 합법화하는 것은 '성이 거래될 수 있는 것'이라는 증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노동자를 보호하는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성매수자와 성매도자를 차별적으로 다루는 것은 형평성에서 문제있다고 봅니다. 언제나 제이언니의 글은 제 생각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공감이 갑니다~^^

에: 성매매 합법화는 성노농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성이 거래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합법적으로 증명해주는 것 같아요..ㅎ

김용주: 문제는 현실적으로 비합법적인 성매매 노동자가 피해를 입어도 호소할 길이 없다는 거죠. 사회구조적인 문제라고 하면서 당사자에겐 '그짓을 안하면 되잖아'라는 입장도 논리나 형평성에 맞지 않죠.

김용주: 전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성매매후 성노동자가 상대 남성을 성매매로 신고하면 포상해주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정도는 되야 성매매 자체가 줄 듯.

조: 성매도자만 합법화가 된다면 아마도 성매매후 성매도자를 상대로 협박을 하는 일이 늘어날테죠. 그거야말로 범죄를 양성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김용주: 내가 성매수를 안했다고 자백해라... 뭐 그런 협박 말이군. 난 룸싸롱에서 경찰 단속나오면 매도자는 두고 업자와 손님만 잡아가란 소리였음. 개인-개인의 거래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겠군.

조: ㅋㅋㅋㅋ(갑자기 상상이 되어서... ㅎㅎ) 저도 성매매가 상업화되는 것은 처벌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나 알선자(소위 말하는 포주)는 반드시 처벌되어야죠. 개인간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거래에 의한 성매매는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이: 돈과 연계되면 절대 신고 안합니다ㅋㅋㅋ 그리고 호르몬 억제제 같은거 먹는짓은 너무 인위적이예요.. 발정난 개 중성화 수술 시키는것도 아니고.. 사람이 사람으로 누릴수 있는 권리를 왜;;

김용주: 일단 저는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성관계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그게 어떤 종교적 신념에 해당되겠지요. 그렇다고 부정한 성관계가 다른 범죄에 (살인, 폭력, 우상숭배, 가난한 자들을 돕지 않음) 비해 더 치명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어쨌든 그런 신념에 따라 성매매 자체에 대한 원론적 긍정을 할 수는 없고요. (남자가 성충동을 억제 못하니 성매매 자체의 금지는 어렵다) 또 약간 남성을 욕구대로 사는 '멍멍이급'으로 격하시키는 느낌도 들고요...ㅡ,,ㅡ;;;

조: 저도 용주 형님과 동일하게 원론적으로 혼외성관계(혼전 포함)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 동감합니다. 동일하게 동성애에 대해서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으나 동성애자 차별금지에 대해서는 찬성입니다. 그리고 돈이 걸려서 신고하는 것보다 그 법이 악용될 우려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거죠. 실제 화대보다 협박에 의해 얻을 수 있는 돈이 더 클테니까요.

C: 사실 어떻게든 절대 없어지지 않는 직업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하는 직업 아니겠습니까?) 뭐랄까, 성노동자들에게는 자립할 수 있는 어떤 상황이 제공되어야겠죠. 처벌만 하면 성노동자들은 결국 다시 성노동자로 돌아갈 뿐입니다. 그것 외에는 돈 버는 법을 모르니까요. 벌을 준다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게 바로 성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요.

이: 저는 성관계가 남녀 모두의 진지한 책임을 요구하고 반드시 상호 신뢰안에서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혼을 전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지체아동을 키우는 어머니의 인터뷰를 봤던것 같은데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점점 성적충동을 일으키고 제지하거나 혼을 낼수록 그 충동이 점점 심해 진다더군요. 어머니로써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기사로 읽었습니다. 물론 이 어머니는 아이에게 자위 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했습니다. 뭐 이런 이야길 왜 했느냐는 제가 생각할때 이런 성적본능은 절대로 추하거나 비판의 대상이 아닙니다. 자연스럽고 누구에게나 찾아오죠. 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은 대부분 자기 주변에 자기랑 비슷한 연배와 지위 그리고 지적 수준을 갖춘 분들의 성매매만 인식하는듯한데 사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는 거죠. 그런 사람들은 돈으로라도 성을 경험하고 싶어합니다. 그 욕구가 악한건가요? 자신의 아들에게 집창촌에 다녀오도록 돈을 쥐어줬다면 그 어머니는 비난 받아야 하는 건가요?

김용주: 이를테면 부부가 상호 신뢰 안에서 상대에게 혼외 정사를 권장할 수 있겠지요. 아버지가 상호 신뢰 안에서 성인 딸과 혼외 정사를 할 수도 있구요. 장애인의 경우 돈을 주고서라도 욕구를 채울 수 있고 그것을 부모가 권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흔히 임산부가 만삭 때 남편에게 업소에 가서 풀라고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것을 저는 일반적이라고 보고 싶지는 않구요. 기독교적 배경에서 '성'이라는 게 남녀의 온전한 결합을 위한 즐거움으로 주어졌다는 겁니다. 용도로 볼 때 결혼 안에서 아내와 누리는 게 가장 편안하고 정서적으로도 극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거죠.

이: 저는 모든 사람들이 윤리적일수도 없고 모든 사람들이 이성적일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윤리를 요구하고 자본주의의 폐해를 요구하고 정치적 신념을 요구하고 이런거 진짜 웃기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 생존권과 노동권을 보장 받고 싶은거고 우리는 그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있다는 거죠. 성매매 절대 근절. 을 외치는 사람일수록 저는 아이러니하게 더 욕망을 숨긴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다른식으로 발산한다고 해야하나 어쨌던 굉장히 어그러져 보입니다.

조: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지만, 지금 특수한 상황을 일반화하시는 것 같아보이시네요. 장애인의 경우는 예전에 'SEX VOLUNTEER'라는 영화가 화제가 된 적이 있어서 고민한 적이 있지만 제 결론은 다시 동일했습니다. 이유는 세가지 였는데, 첫째는 종교적이므로 지금은 패스하겠습니다. 둘째는 남성이 가진 성에 대한 취약성 때문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남성을 성적 만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거짓말이나 돈을 이용하는 것도 많습니다. 많은 경우 여성은 피해자가 됩니다. 셋째는 일부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경우 일반적인 경우에도 충분히 적용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법죄시 음주자(심신미약상태)에 선처를 하는 것이 그 예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성관계 자체를 법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개인적인 양심과 판단에 의해서 반대라는 말씀을 드렸을 뿐입니다.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법적으로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봅니다.

N: 성을 매매 해도 된다, 라는 접근 보다는 인권의 문제 쪽에서 접근 하고 싶네요. 그게 결국 같아야 하는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고민해보고 싶어요;; 고아를 만들어도 되어서 고아원이 생기는 것 아니라 고아가 있으니까 고아원을 만드는 것처럼요.

김용주: 물론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다른 관계에서의 성적 욕구과 그 해소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기독교적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충족이라는 거죠. 성욕을 만족하고 나서도 급 공허함에 빠지거나 상대가 정서적으로 더 외로워지기도 하잖아요. 기독교적 배경에서 기독교인의 삶은 '더 좋은 삶을 향한 열정'으로 대변됩니다. '기쁜소식'은 그 열정의 회복을 목표로 하구요. 성욕에 대해서도 이 '기쁜소식'은 동일하다고 봅니다.

이: 그렇죠 용주님의 말씀이야 바로 옳은말이죠. 물론 저도 동의하고 기독교 신앙이 있는 사람이라면 크게 반대하지 않을 꺼예요. 전 그렇지 않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걸 이야기 해주고 싶었습니다. 비단 장애인 뿐만은 아니고요. 예를들어 스스로 자신이 홈리스 라고 생각해봅시다. 50이 넘도록 여자 구경한번 못해봤어요 언젠가는 범죄를 저지를 지도 모릅니다. 모으고 모아서 성매매 여성의 도움을 받았고 그 순간 삶의 의욕이 샘솟았답니다. 저는 이런 사람 만나봤습니다. 이거 우리가 비난해야 하는 건가요? 일반적이지 않다고요? 관심이 없을뿐입니다

김: 네. 그래서 저는 기독교 배경으로 이야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