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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쓰는 삶/#매일문장100일챌린지

#매일문장100일챌린지 #9일째

고백하건데 나는 파우치 중독자다. 이것도 어쩌면 정리벽에서 시작된 ‘파생’ 중독이겠지만 정리는 하면 할수록 좋지만 파우치는 사면 살수록 잉여, 즉 집에 굴러다니는 안 쓰는 녀석들이 들끓는다는 문제가 있다. 
처음은 전자책 단말기 때문이었다. 6인치를 선호하게 됐는데 이유는 그 컴팩트한 사이즈로 인한 휴대성이 압도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6인치 단말기에 케이스를 씌우면 그 압도적인 휴대성이 무뎌지는 느낌을 자주 받았고 결국은 생폰을 쓰는 부류와 마찬가지로 이북단말기는 그대로 쓰고 그것을 가방에 넣거나 들고 다닐 때만 보호할 케이스, 파우치형 케이스에 집착하게 됐다. 
각각의 제품마다 아주 딱 맞는 케이스를 함께 제공하는 건 아니니까, 몇 종류를 사서 써보고 됐고 정말 딱 맘에 드는 파우치에 단말기를 집어넣었을 때의 행복에 중독됐다. 이후로 내가 들고다니는 물건들을 가방 안에서 정리할 용도의 파우치를 반복적으로 사고 있다. 
이런 구매 행위의 즐거움은 좀더 복잡한데, 가방 안의 다양한 물건들을 여러 조합으로 나눈 후에 그 각각의 군집에 적합한 파우치를 찾아나가는 일이라고 규정할 수 있겠다. 여기에는 선호하는 디자인, 백팩이나 물건들과 휘뚜루마뚜루로 어울릴 색깔 등을 포함하여 더 넓게는 가방 속 물건들을 분류하여 조합하고 그에 걸맞는 파우치를 결정하는 과정이 포함되기에 경우의 수가 무한정 많아진다는 데에 난이도와 그에 따르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험치에서 나오는 보정도 무시하지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결국엔 많은 파우치를 구입하고는 당근으로 되팔거나 주변에 선물로 주거나 집에 쌓아두는 일들이 반복된다. 최근에는 똑딱이 카메라에 적합한 파우치를 찾느라 소소하게 내 시간과 노력을 쓰고 있다. 그나저나, 이 얘길 이렇게 길게 쓸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