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코로나블루+ (2020. 12)
코로나19로 우울한 얘기만 주로 했지만, 돌아보면 강제로 멈춰서게 된 나의 한해가 나빴다고만을 할 수 없다. 오히려 차분히 삶을 돌아보았고, 개인적(가정적)으로도 '성장과 규모의 경제'만을 추구했던 가치관을 잠시 내려놓고 재정비의 기회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재미있게도 처음 시작점은, 냉동실 정리였다. 주로 모임이 있거나, 카페나 극장 정도를 다니던 내 입장에서는, 갈 데도 없고 할 일도 마땅히 없는데 집에서 책 읽고 공부나 하겠다는 마음이었으나.. 이내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서 집정리를 시작한 게 냉동실이었다. 언젠가 먹을 거라고 넣어둔, 묵혀둔 음식들을 일일이 꺼내 죄다 버리고 정리했고, 그 여세를 몰아 냉장실도 정리, 청소를 했다. 그리고 다시 책장정리, 옷장정리, 아이옷정리에 이어 내 물건 정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