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글 공익근무를 하던 때의 일이다. 나는 관공서에 배치되어 행정 보조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보조라는 게 공무 보조라기보다는 공무'원' 보조인 경우가 잦았다. 공무원 아저씨들은 우리가 현역으로 전방에 가서 고생 안 하고 편하게 군 복무를 한다며 온갖 잡일을 다 시키곤 했다. 아침저녁 사무실과 회의실 청소와 쓰레기 수거부터 시작해서 건물 수리에도 동원되는가 하면, 담당 공무원 은행 심부름, 집에 두고 온 소지품 가져다주기 등등, 출근을 하고 나면 여러 잡일들을 해야 했기에 정작 행정업무는 본업의 축에도 끼지 못했다. 어느 조직이나 ‘또라이’가 있게 마련인데 내가 근무하던 총무과에 정년을 앞둔 공무원이 그런 부류에 속했다. 한참 민원업무를 보거나 바쁘게 일을 하고 있을 때면 독특한 심부름을 시키곤 했다. 지하철로 .. 이전 1 ···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