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체스 매치와 바둑을 두는 알파고 같은 이벤트성 대회 진출에 이어, AI가 우리의 일상에 더욱 가까이 온 느낌이다. 최근에 AI 챗봇 '이루다'와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후자 방송에 등장한 'AI 김광석'과 AI가 작곡한 트로트곡은 모두 신기해하면서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AI가 따라갈 수 없다는 정서가 많았다.
특히 작사가 김이나의 "인간의 마음을 더 긁는 것이 인간의 곡이라고 생각된다"는 언급이나 김광석의 창법을 그대로 모사했지만 떨리는 음정과 미세하게 놓치는 박자, 호흡 등을 더 '인간적'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물론 챗봇 '이루다'는 남초 사이트에서 시작된 '성희롱의 대상'으로 전락했고 그(녀)의 대화 능력이 상당히 미진하다는 부정적인 평가와 함께 서비스가 중단됐다.
나는 개인적으로 '인간적'이라고 여기는 영역은 곧 AI가 더 인간답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예측한다. 기하급수의 법칙에 따라 더 빠른 시간에 더 예쁘거나 혹은 더 추하고 모자라게 보이는 - 인간이 그걸 더 가치있게 여긴다면 - AI 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AI 김광석은 불규칙한 호흡으로 노래하거나 중간에 헛기침을 하다가 사과를 하는 기술이 들어갈 지도 모른다. 빠른 미래에 차기 '이루다'는 마치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HER'처럼 인간관계에는 반복적인 상처를 느끼는 반면 AI는 가장 인간적인 소통을 이루는 친구이자 애인, 비서, 멘토가 되어줄 것이다.
마치 CD가 나왔을 때 디지털 소리는 듣는 맛이 안 나서 절대 구입하지 않겠다던 우리가, 이제는 정말 아끼는 뮤지션의 음반은 가상음원이 아닌 물리적 CD를 구입해야 한다고 말하는 현재의 우리가 되었고, 종이질감 태블릿을 쓰고 있는 우리는 곧 가상의 세상이 더 내 심장을 자극하고 정서를 주고 받으면 편하기까지 한 신현실(neo-real)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에 오백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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