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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Notes

내면

나이가 들면서는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발견하거나 자신의 취약한 상태에 처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걸 실감한다. 왜냐하면 나이에서 오는 연륜과 자신의 위치가 전혀 취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이 실패하거나 음주 교통사고를 내는 등 실제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현실에 처하지 않는 한 자신의 부족한 내면이나 정서를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도리어 더욱더 자신의 취약한 내면을 유연하게 관리할 방법을 모색하고 오히려 자아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는 일은 종종 놀랄만큼 취약한 나의 사고나, 정서, 욕망, 두려움과 대면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때는 흡사 견고한 가치관을 모래성 위에 세운 것 같은 휘청거림을, 그 내진의 크기를 실감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러한 인지는 이내 새로운 깨달음도 가져다 준다. 마치 다윗이 골리앗을 상대할 때 더 견고하게 입었던 갑옷과 무기들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것처럼 말이다.

 

그 혜안은 이제껏 연륜을 가진 다수가 치중했던 웅장하고 견고한 방어가 아닌, 날렵한 돌 혹은 가느다란 바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내 한 몸을 추스를 수 있다는 생각에 머무르게 된다.

 

한동안 멍 때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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