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사실.
직장생활 최악의 상사: 이유없이 날 싫어하던 상사
직장생활 최고의 상사: 이유없이 날 좋아하던 상사.
결국 그런건가... 팔이 안으로 굽고 날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게 마련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결과적으론 그렇지만 과정이란 게 있지 않나. 이유없이 날 좋아하던 상사에게 나는 희한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게... '지가 날 알지도 못하면서...' 라는 이성적 판단과는 별개로 혹시 '저 사람이 내 진면목을 단번에 알아본 게 아닐까'라는 기대감이 생기는거다. (이른바 '깔대기 유발자'.ㅋㅋ) 그냥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지만 누군가 나에게 호감을 표할 때 피호감자는 그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나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것같은) 상사에게 나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추동이 생기게 되고 그 시너지가 결과적으로 관계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만든다.
물론 그 역도 성립한다. 허나 이유없이 날 싫어하던 상사에게 '저 놈이 내가 허당인 걸 단번에 알아차렸나'하는 생각은 안 들었다. 왜냐면 누구나 관계에서 우열감을 갖게 마련인데 대체로 사람은 자신이 가치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 받고 싶어하지 첨부터 자신이 '인간 쓰레기'라는 자학에 빠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의 결론은 이렇다. 자신이 후배직원을 거느리고 있거나 교사거나 하다못해 어떤 작은 그룹을 맡고 있거나 혹은 자신의 아이들을 대할 때. 부지불식 간에라도 상대의 가능성에 대해 호감을 보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 거짓 칭찬이나 기계적인 긍정적 사고방식의 고취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겠지만 내 경험상 누군가가 이유없이 나를 좋아하면 그 '이유 블랙박스'를 스스로 채우려고 애쓰게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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