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지적 관심분야가 철학과 사상, 그리고 진보 정치였다면 30대 내내 나를 관통했던 관심사는 단연 페미니즘이었다. 특히 정희진 선생의 책 은 가부장제 안에서 양분을 받아 호흡하던 나에게 매트릭스의 빨간약 같은 각성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남녀의 문제를 떠나서 기성세대를 움직이는 가부장제 질서 자체에 대한 도전이자 자성, 그리고 실천의 길을 도모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40대를 넘기면서는 특별히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 편이고, 이제는 더이상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칭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스스로 정체성을 부여하지도 않고 있다. 물론 경험적으로 깨달았듯, 초창기에는 남성 페미니스트는 편견없이 여성의 조력자이자 같은 편의 스탠스를 부여받았다면 점점 페미니즘마저 니네가 설명하..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74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