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람 (2015. 6) 한때 나는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 것처럼 굴었다. 글을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그건, 사람을 판단하는 확고한 기준이자 내 청년시절 열정을 쏟아부은 하나의 방향성이기도 했다. 그 근성은 내 세포 속 어딘가에 남아서 여전히 내 정체성의 한 축을 이루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 글에 대한 욕심, 글의 완성도에 대한 칩착, 글쟁이에 대한 엄밀한 잣대.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좋지 않은 글을 좋다, 맘에 들지 않는 글을 맘에 든다고 말해본 적이 없다. 거절하기 어려운 서평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고 긍정적인 평을 기대했던 가까운 사람들의 글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 특별히 어떤 기준을 가지고 단호한 자세를 유지한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내가 그럴 처지에 있는 사람도 아니었고. ..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329 다음